PROGRAMS FOR FEAR OF FLYING

비행공포증, 원인에 따른 특화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33기 제주비행성공^^

이OO 07-10-10 00:00 130 hit

비행치료를 결심하고 몇일 전부터 잠을 잘 수도, 뭔가를 편하게 먹을 수도 없었다. 남들보다 많이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성격탓일수도 있지만..이번에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하면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상민 원장님께선 이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죠) 올해 말 결혼이 예정되어 있다. 예식장 집 가구 가전 청첩장 예물 다 준비해 놓았지만 정작 신혼여행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불안한 마음이었다.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남자친구에게 은근슬쩍 부산은 어때 라고 말했을 때의 황당한 표정이란... 그리고 직종상 출장이 잦은 업무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더이상 출장을 피해가기 위해 하는 변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대학병원, 동네 정신과 안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어느순간에 내 생활을 지배하게된 이 병을 감당할 수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비행공포증연구소를 알게 되었고,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병원을 처음 찾았고 치료를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난 제주 비행을 성공하였다. 늘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빨리 뛰고 호흡곤란으로 죽을것 같았던 고통 없이 어느 정도 ( ^^ ) 편안한 마음으로 비행을 마쳤다. 비행기에 대한 기본 지식과 내가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격납고에 가서 직접 여러 번 비행기에 올라 적응하는 연습을 가졌다. 그게 익숙해져서인가 정말 제주행 비행기를 탈 때는 불안한 마음 없이 자리를 잡고 좌석벨트를 매고 이륙을 기다리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날 하늘에서 본 하늘과 구름은 앞으로 한 10년은 잊지 못할 만큼 예쁘고 신비로웠다. 사실.. 비행기 안에서 구름이 예쁘다고 느낄 만큼의 여유를 가진적은 30여번 비행만에 처음이었다. 비행 성공 후 이 상태를 더욱더 유지하기 위해 이번주 나는 부산을, 3주 후에는 일본을 다녀올 예정이다.(물론 비행기를 타고). 2년 전이었다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시도하는 것이 이렇게 기쁜일인지 몰랐었다. PS. 보통사람이 들으면 황당할 수도 있는 여러 질문들에 충실히 답변해 주시고 편안하게 해 주셨던 안교수님 고맙습니다. 정말 반가웠어요 선배님 ^^ 비행 내내 나에게 좋은 말들 유익한 말들을 해주시느라 창문 밖 예쁜 구름을 마음껏 보지 못하신 백민정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너무 긴장한 탓에 체한 저의 손을 꾸욱꾸욱 주물러 주신 김잔디선생님께도 감사하는 마음 전합니다. 올라오는 비행기 안에서 눈이 빨갛게 충혈된채로 많이 피곤해 하시는 원장님 얼굴을 보았어요.. 순간 얼마나 원장님이 고맙고 믿으직스럽게 느껴지던지.. 선생님과 치료를 받으면서 단한번도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 먹은 적 없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